<한성백제박물관>을 다녀와서 최주란(고대사분과) 비가 오락가락 내리던 7월의 어느 날, 개관한지 얼마 되지 않은 핫 플레이스 한성백제박물관에 가게 되었다. 새로 지은 박물관답게 아직 새 건물의 냄새가 가득했다. 박준형선생님, 김지영선생님, 이현태선생님, 이승호선생님과 나, 이렇게 다섯명이 조촐하게 박물관 투어를 했는데, 이 날 특별히 우리를 위해 박물관에 근무하시는 문은순 선생님께서 안내를 맡아주셨다. <그림 1> 한성백제박물관 답사중의 고대사분과 박물관에 들어서면 가운데 바닥에 위성전도가 있는데 그곳에서 현재 박물관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고개를 들면 풍납토성의 단면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요소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처음에는 한성백제박물관 이라해서 주로 ‘삼국’ 혹은 ‘백제’와 관련된 전시실의 모습을 생각했었는데 한 층이 모두 선사시대와 관련된 전시실이었다. 제 1전시실에서는 ‘문명의 기원·백제의 여명’이라는 타이틀로, 선사시대 이래로 백제가 마한의 소국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었다. 특히 제 1전시실 초입에 인류의 문명 발달을 설명하면서 불의 발견부터 최근의 스마트폰까지 전시되어 있었는데 지금도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이 전시되어 있어 새삼 기분이 달랐다. 제 1전시실을 보고 2전시실로 가는 길목에는 ‘체험코너’라 하여 수막새 맞추기, 고인돌 당기기 등이 마련되어 있었다. 특히 고인돌 당기기는 자신이 당긴 순위를 확인할 수 있는 게임으로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할 것 같았다. 한 층을 둘러보면서 한성백제박물관은 일반인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아무래도 올림픽공원 안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공원을 구경하던 사람들도 쉽게 들어올 수 있는 등의 상황을 고려한 것 같았다. 한 층을 올라가니 1층에 제 2전시실이 나왔다. 우리가 방금 보았던 제 1전시실은 B1층으로, 한성백제박물관은 B1층부터 시작되는 구조였다. 제 2전시실 ‘왕도 한성’은 본격적으로 백제의 건국 및 한성시대 백제에 관한 전시를 볼 수 있었다. 들어서는 입구의 백제의 연표부터 산성형식, 토기의 형태 등 전공자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많았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눈이 번쩍였다. 제 2전시실에서는 특히 풍납토성 등에서 발견된 토기, 단지, 항아리가 꽤 많이 있었다. 문은순선생님께서 이곳은 다른 박물관에 보다 백제의 토기가 많이 전시되어 있기 때문에 토기 관련 전공자 선생님들이 토기전시 부분에서만 몇 시간을 보내다 간다고 말씀하셨다. <그림 2> 풍납토성 출토 유물(제2전시실) 제 2전시실에서 특히 눈이 갔던 것은 작은 방처럼 생긴 곳에 들어가면 도림 등 백제와 관련된 인물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면서 백제와 관련된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아이디어가 기발하다 생각했는데 바로 문은순 선생님의 아이디어라고 한다. 또한 제2전시실의 끝부분에 가면 백제의 배 모형을 커다랗게 만들어 놓았는데 해상왕국으로 백제의 기상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제 3전시실 ‘삼국의 각축’은 한강을 둘러싸고 백제·고구려·신라가 어떠한 문화를 꽃피웠는가를 소개하는 곳이었다. 제1·2전시실보다는 규모가 작았지만 고구려·신라의 대표적인 문화와 한성시대 이후 웅진·사비 시대의 백제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문은순 선생님의 설명을 듣다보니 어느새 박물관이 문 닫을 시간이 되었다. 그런데 선생님은 우리를 2층 야외전시 겸 공원으로 안내해주셨다. 그동안 박물관에서 옥상에 올라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는데 한성백제박물관은 옥상을 카페테리아 겸 공원으로 만들고, 그곳에 몇 가지 전시를 해놓은 것이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옥상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한성백제박물관은 일반사람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박물관이라 생각했다. 이는 그동안 박물관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으로, 오늘날 박물관 교육의 중요성 및 대중화에 맞물린 현실의 영향인 것 같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나친 흥미위주의 전시는 전공자의 입장으로서는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일인 것 같다. 또한 연표의 오류나 설명의 오류 부분은 앞으로 차차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문은순 선생님께서도 많은 자문위원님들의 의견을 받아 고쳐가는 단계라 말씀하셨는데, 앞으로 더 발전해가는 한성백제박물관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