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교육과정심의회 역사과위원회’는 대통령령 제26844호에 의거하여 “학교의 교육과정의 제정․개정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고, 이에 관한 조사․연구를 하게 하기 위하여” 설치된 교과별위원회의 분과기구입니다. 2017년 11월 15일부터 2019년 11월 14일까지 2년간 활동하도록 교육부 교육과정심의회 역사과위원회(이하 역사과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받은 저희들은 박근혜 정부 하에서 심각하게 훼손된 역사교육을 정상화하고 침해당한 교육의 자율성을 복원시키기 위해 제한된 권한 아래 짧은 시간 동안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러나 7월 23일 교육부가 역사과 교육과정 고시를 앞두고 발표한 역사과교육과정 내용이 역사과위원회의 심의 의결과 무관할 뿐만 아니라,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 교육부에 공식적인 해명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이는 역사과위원회 위원들이 합의한 역사교육에 대한 기본정신과 함께 향후 역사과위원회가 실질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느냐와 관련된 사안이라 여겨 긴급하게 위원들의 의견을 모아 성명을 발표합니다. 한국역사연구회 운영위원회는 ‘교육부 교육과정심의회 역사과위원회’의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성명서를 웹진에 게시합니다.
한국역사연구회 운영위원회·교육부 교육과정심의회 역사과위원회
교육부의 역사과 교육과정 발표에 대한
교육과정심의회 역사과위원회의 입장
저희 ‘교육부 교육과정심의회 역사과위원회’(이하 역사과위원회)는 최근 교육부에서 발표한 역사과 교육과정 및 집필기준안이 역사과의원회의 심의 의결과 무관한 것에 유감을 표하며, 교육부에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이번에 개정되는 역사과 교육과정은 2017년 5월 31일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 확정에 따라 그 후속 조치로서 중학교 역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육과정의 적용 시기를 2018년에서 2020년으로 연기하고, 새로 개발한 역사과 교육과정 및 집필 기준을 역사과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통해 교육부장관이 공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대통령령 26844호에 의거하여 2017년 11월 15일 교육부 교육과정심의회 역사과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받은 저희 위원들은 국정교과서 폐지 이후의 후속 조치로서 역사 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한 일에 책임감을 갖고 활동하였습니다. 교육과정은 미래 세대를 위한 가장 중요한 학교 교육의 핵심이고, 더욱이 촛불 시민혁명에서 국민들의 가장 큰 공분을 샀던 국정교과서 폐지 이후 우리사회가 미래번영을 위하여 나아가야할 바를 찾는 일이었기에, 촉박한 시간에도 불구하고 휴일에도 회의를 할 정도로 일했습니다.
그러나 7월 역사과 교육과정 고시를 앞두고 7월 23일에 발표된 역사과교육과정 내용은 역사과위원회의 심의 의결과는 무관할 뿐만 아니라, 절차상 하자가 있음에 허탈함과 배신감을 넘어 분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역사 교육의 내용은 역사 연구자들의 연구 결과와 학교 현장의 문제의식 속에서 세계사로부터 한국사, 선사시대부터 현대사까지 넓고 깊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러한 역사 교육의 넓고 깊은 내용들보다 역사 교육을 정치 도구화했던 2011년 자유민주주의 파동, 2015년 개정교육과정 강행과정에서 보여준 지난 정권의 적폐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본 심의위원들은 최근 발표된 교육과정 개정 내용이 역사과위원회의 심의 의결 사항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교육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입니다.
1. 교육부는 이번 중학교 역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육과정 및 집필기준 개정안이 어떤 절차를 거쳐 만들어졌는지 명확히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 교육과정운영위원회를 거쳤다면, 누가 참여하고 어떤 절차를 거쳤는지 구체적으로 공개하라.
2. 교육부는 교육과정심의회 역사과위원회의 심의 의결 사항을 존중할 것을 공개적으로 약속하라. 그런 약속이 없을 경우, 이번과 같이 교육과정심의회 역사과위원회의 의견이 일방적으로 무시되는 구조에서는 더 이상 심의위원을 계속할 이유도 없고 계속하는 것도 부적절하다고 판단한다.
3. 이상과 같은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우리는 교육과정심의회 역사과위원회 위원을 사퇴한다.
2018. 7. 26.
교육부 교육과정심의회 역사과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