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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교실 참관기
[제12회 한국사교실 참관기] 역사에 뜻이 깊은 후배들에게_김태우 작성자 한국역사연구회 BoardLang.text_date 2023.02.28 BoardLang.text_hits 6,3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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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역사랑' 2023년 2월(통권 38호) [한국사교실 참관기] 역사에 뜻이 깊은 후배들에게김태우(한국외국어대학교) 어쩌면 내 한국사교실 참관기는 수업 내용보다는 이제 막 학부를 졸업하고 다음주부터 대학원 수업을 처음 듣는 필자의 자전적 수필과 수업에 참여한 후에 느낀점들을 정리하는 글에 더 가까울지 모른다. 그래도 이번 제12회 예비-초보 전문가를 위한 한국사교실에서 내가 경험한 그곳의 분위기와 배운 바를 최대한 반영하여 기고하였음을 사전에 밝힌다. 우리 모두 역사에 갈증을 느끼다. 어렸을 적부터 나는 정말 역사를 좋아했다. 공부에 관심이 없어도 역사 과목 시간이 오면 두 눈을 반짝이며 선생님 수업에 집중했는데 때때로 선생님에게 역사 질문을 하면서 내 역사 사랑을 드러냈다. 이런 내 역사 사랑은 대학에서 사학과를 전공하게 했고 우연히 학부생 때 학과 내에서 두 번의 큰 발표를 가질 수 있었다. 우리 학교는 매 학기 고적답사를 간다. 그때마다 나는 답사에 참여하기도 하고 발표를 외워서 말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열심히 했던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드는 생각은 크게 두 부류였다. ‘대학원에 진학해 역사를 더 공부할지’ 아니면 ‘학부를 마지막으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지’ 이번 한국사교실에는 코로나로 인해 오랜 비대면 강의를 마치고 대면으로 전환한 첫 교실이었다. 그곳에는 석사를 다니고 있는 선생님 혹은 나처럼 대학원에 진학한 동우들, 그리고 학부를 다니고 있는 학우님들이었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우리 모두 나와 비슷한 고민을 생각하고 있었거나 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후배들은 그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했다. 아마 내 글을 읽고 있는 선생님들도 비슷한 고민을 저마다 품고 있을 것이다. 다양한 학우들과 선배님들을 뵙다. 오랜 고민 끝에 나는 역사를 더 공부하기로 마음먹었고, 내 지도 교수님은 이번 수업을 적극 추천하셔서 왔었다. 용마루 고개 꼭대기에 한국역사연구회(이제부터 줄여서 한역연이라고 부르겠음) 사무실로 수업을 들으러 들어갔다. 다양한 시대별과 주제를 공부하거나 흥미가 있는 선배님과 후배들이 있었고 박태균 회장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이 우리를 독려해주셔서 의욕이 물씬 피어났다. 이번 한국사교실은 이틀에 걸쳐 늦은 한 시부터 다섯 시 반까지 진행되었고 고대사, 고려사, 조선사(조선후기 사상사), 근대사, 현대사를 비롯하여 DB 활용 방법 등 한국사 전반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강의가 진행되었다. 그중 모든 선생님들이 강조하는 핵심이 네 가지가 있었는데 그것들은 다음과 같다. 1. 연구 동향 파악 연구 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우리 역사학계가 어디로 나아가고 있으며 부족한 연구 분야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연구 동향과 그 논문들을 읽으면 자신이 쓰고 싶은 주제가 생기기 마련이므로 이 점을 재차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그렇다면 연구 동향들은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크게는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해서 ‘한국사연구휘보’를 검색하는 방법이다. 한국사연구휘보는 현재는 책으로 발행되지는 않고 있는데 웹사이트에서는 분기별로 간행되고 있으며 매일 업데이트가 이뤄지고 있다. 이 외에도 역사학회의 학술지인 역사학보에서 2년마다 발간하는 ‘한국역사학계의 회고와 전망’이 있으며 최근 한국사 시대별로 20년간 나온 박사 논문을 데이터로 정리한 수선사학회의 학술지인 史林의 2022년도 제 82호 No. 0에서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통사에 대한 흐름 이해이다. 한국사가 어떤 흐름으로 발전해왔는지를 아는 것은 본인 연구자 시대에 대한 이해를 더 높일 수 있다고 한다. 통사뿐만 아니라 인접국에 대한 역사를 이해하는 것도 또한 중요하다. (강의 시간 중 어느 강사님도 언급하시지는 않으셨지만 출판사 푸른역사에서 나온 한국사 시리즈를 보면 좋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세 번째는 인류에 대한 이해이다. 필자는 역사는 모든 학문을 포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동안 보거나 들은 역사는 음악사, 과학사, 정치제도사, 불교사 등 그 범위는 무궁무진하며 연구자의 역량에 따라 역사가 품을 수 있는 주제도 앞으로 더 다양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생님들도 이 점을 강조하셨고 인류학과 관련된 철학, 지리학, 사회학 등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모든 대학교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동원육영재단에서 후원하는 Life Academy에 지원해서 여러 책을 읽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으며 이와 유사한 대외활동을 경험해보는 것도 예비 한국사 연구자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언어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다. 사료를 해독할 수 있는 한문 읽기와 중국어와 일본어를 공부하는 것은 외국인의 시각에서 본 한국사를 공부할 수 있는 귀중한 능력이다. 우리 모두 외국어 공부를 소홀히 하지말자! 글을 마치며 역사를 더 공부하고 싶어 부모님, 교수님 그리고 친구들에게 내 고민을 말했을 때 대부분 “그래 멋지다. 열심해 해! 나는 널 응원해”와 같은 지지와 “어려운 길이니 다른 걸 생각해봐”와 같은 진심 어린 충고들을 많이 들었다. 인문학을 공부한다는 것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에게 나도 해줄 수 있는 조언은 위와 크게 다를 게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고대사, 백제사, 외교사, 불교에 관심이 있어 나는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 아직 본격적인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울울함을 느끼지만 참고 견디면 또 성취감을 느끼는 양단을 횡단하고 있다. 강의 중에 들은 말이 생각난다. “선학자들 가운데에 석사 논문부터 빛을 내는 분들이 몇몇 있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다.” 말 그대로 총명한 학우가 아니라면 모두가 석사 논문부터 빛을 내는 성과를 낼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많은 학우들과 토론하고 내가 궁금한 것을 읽고 글로 쓴다면 우리는 분명 어제보다 나은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지금까지 글을 정성껏 읽어준 독자들에게 감사함을 표하고 나 역시 여러분들을 응원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