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발표회 후기자치의 동학(動學)으로 본 19세기안승환(중세2분과) 2017년 19세기 학습반에서는 19세기 전반 중앙정부의 통치상을 ‘그림자의 시대’로 규정하고 순조대를 중심으로 재정 정책의 변화상을 실증적으로 검토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조선사회를 이해하는 데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모색하였다. 그러나 당대의 재정 제도와 정책적 측면에서는 나름의 이해를 축적하였으나 그 외의 분야에 대해서는 폭넓게 접근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이번 학술회의인 <<통치와 자치의 ‘동학(動學)’으로 본 19세기>>를 통해 19세기 제도와 정책의 현실적인 결과물인 사회상을 더 구체적으로 실증하고자 하였다. 첫 번째 발표는 정성학(서울대)이 「조선 후기 공생(貢生)의 의미와 공생층 증가 양상」이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조선시대 공생은 향리 후손으로 향리가 될 자격을 갖춘 자들을 의미한다. 그 가운데 일부는 유업(儒業)이 되거나 양반 자제들처럼 과거를 준비하는 자들도 있었고, 공생으로 머물러 있으면서 향리가 되길 바라는 자들도 있었다. 현존하는 호적 상에 이러한 공생층은 유학(幼學)과 마찬가지로 조선 후기 들어 급격히 그 수가 증가하였다. 연구는 대구부 서상면 호적에 등장하는 공생이 조선 후기 빠르게 증가하는 양상을 검토하고, 그 사회적 배경을 추적하였다. 발표자는 18세기 중반 이후 공생의 수가 증가하는 이유를 다양한 계층의 유입에서 찾는 한편 공생으로의 직역 변동과 유입의 이유를, 이들이 ‘공적 권력인 관과 가늘지만 어떻게든 연결고리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잠정적 결론짓고 있다. 두 번째 발표는 박범(건양대)이 지방 통치를 관 주도 행정조직과 지방 세력의 자치 조직으로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인식하던 기존의 경향 대신 통합적으로 이해하려는 단서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읍지 자료를 촘촘하게 분석함으로써 의주부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쳤던 외부적 조건, 의주부에 소속된 다양하고 복잡한 창고 조직의 변화상과 원인, 의주 부윤의 재정 마련 활동상 등이 자세하게 분석ㆍ정리하였다. 특히 그간 밝혀지지 않은 지방 관청의 변화, 지방행정 구성원의 특징, 지방 관청 재정의 구조 등을 통하여 변경 지역의 지방사회가 19세기 중반 어떻게 시대적 흐름에 대응하고 있었는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발표에서 김하임은 전라도 영암군 장암마을에 거주하는 남평문씨 일가에서 소장하고 있었던 『족계 용하기』, 『소종계용하기』를 통해 족계의 재정운영을 살폈다. 이 자료는 약간의 결락분이 있지만 남평문씨 족계의 18세기 중엽부터 20세기 전반까지의 수입과 지출내역을 담고 있어 족계 운명의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발표자는 19세기에 주목하여 족계 재정의 변화상을 추적하고, 향촌의 재지사족이 문중을 유지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전개하는지를 검토했다. 특히 남평문씨는 대외적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족계를 통해 위기상황을 타개해갔으며, 이것이 양반사족의 생존전략으로서 일제시기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작년 발표가 ‘국가’에 맞추어진 것이라면 이번 학술회의는 ‘사회’에 중점을 둔 것이었다. 2번의 회의를 들었지만 19세기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에는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자료의 이용이 매우 제한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층위를 포함시키지 못하였다. 연구의 방향에서도 국가와 사회를 넘어서서 사상과 하위 계층으로 확장되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19세기에 대한 관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려는 시도 자체만으로도 이번 학술회의의 그 의의는 충분히 의미가 있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