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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발표회 후기 - 남북한 민간 및 학술 교류의 현황과 미래지향적 전망

BoardLang.text_date 2017.06.01 작성자 한국역사연구회

남북한 민간 및 학술 교류의 현황과 미래지향적 전망


 

곽호정(고려대학교 석사과정)







 

웹_포스터

 

 

한반도 평화의 구축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2017년 5월 10일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한미동맹 강화, 자주 국방력 강화, 미국 및 중국과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한 진지한 협상,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토대 구축을 약속하였다. 어려운 과제이다. 사드 배치 문제를 둘러싼 미-중간의 패권 다툼 속에서 남한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남한과 북한의 공식적인 교류는 2016년 이후 끊겼다. 한반도의 평화 구조 정착을 방해하는 분단문제는 더욱 풀기 어려운 숙제이자 과제가 되었다. 한편으로 왜 남·북한이 합쳐야 하는지 물어보는 사람들은 세대의 교체와 맞물려 늘어나고 있다.

 

2017년 4월 29일 토요일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서관 132호에서 한국역사연구회, 立命館大學 코리아연구센터, 고려대학교 BK21+ 한국사학미래인재양성 사업단,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고려대한국사연구소, 평택 시민신문·평택 흥사단이 공동주최한 학술회의 ‘남북한 민간 및 학술 교류의 현황과 미래지향적 전망’은 앞서 언급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서 남북한 민간 및 학술교류를 검토하는 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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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 발제를 담당한 안병우 선생님은 남북한 민간 및 학술 교류는 통일 이후 새로운 공동체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교류의 확장은 그 자체만으로 평화 상태를 만들 수 있다고 하였다. 현재 남북교류가 국가 권력의 의향에 따라 끊어졌다 이어졌다하는 상황에서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민간 및 학술 교류망 구축 작업은 이후 남북관계를 위한 하나의 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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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발표는 전영선 선생님의 「남북 문화교류의 현황과 과제」이었다. 전영선 선생님은 2016년 북한의 핵실험, 국제사회의 제재, 개성공단 폐쇄 이후 남북의 공식적인 교류가 전무한 상황은 역으로 통일문제에 대한 전환적 인식의 필요성을 높인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오늘날은 남북문화교류의 제도화와 더불어 남북한의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민간교류의 증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하였다.

 

 

097A0417두 번째로 한용운 선생님이 「남북의 언어 분야 교류 현황과 전망」에 대해 발표하였다. 한용운 선생님은 남북의 언어 차이가 발생한 원인을 언어관, 정책, 표기 규범으로 나누어 밝히고, 현재 남북한 언어의 차이가 심각하다고 지적하였다. 남북한의 체제 통일을 저해할 수 있는 언어적 이질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복수의 규범을 유지하는 가운데 교류와 협력을 통해 점진적으로 언어 통합을 이루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097A0425다음으로 신영전 선생님이 「남북한 보건의료부문의 교류협력의 경험」이라는 주제로 세 번째 발표를 시작하였다. 신영전 선생님은 보건의료부문이 갖는 특수한 지위를 강조하였다. 인도주의적이고 ‘실용적’인 성격을 띤 보건의료부문 교류협력은 북한과의 경색국면에서도 가장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때문에 추후 남북교류가 재개될 시 가장 먼저 실시 될 보건의료부문의 교류협력이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정치화되는 것을 막고 최대한 인도주의의 원칙아래 운영되어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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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휴식 시간 이후 네 번째로 정태헌 선생님이 남북 역사학 교류를 주제로 하여 지난 정부의 정책을 평가하고 새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글을 발표하였다. 정태헌 선생님은 남북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역사인식의 동질성을 넓힐 방법론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방법은 남북의 관계 진전에 따라 단계적으로 상승할 필요가 있는데, 우선 역사교류를 전담하는 민관협동의 남북역사교류지원재단 및 재원이 되는 남북역사교류계정을 설치하고 남북한이 차이의 인정으로부터 공동 역사교육으로까지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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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로 문경수 선생님은 「재일 동포 사회 분단의 현실과 교포 간의 남북교류」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하였다. 문경수 선생님은 해방 이후부터 2000년대에 이르는 긴 시간 대 속에서 한반도의 분단구조와 재일 한인 공동체가 어떻게 연동되는지 주목하였다. 대표적인 재일 한인 공동체인 재일조선인총연합회(이하 조총련)과 재일본대한민국거류민단(민단)은 오랜 기간 동안 각기 남한과 북한이라는 본국과 직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남북한의 교류 상황에 따라 갈등과 화합을 번복하였다. 이러한 악순환을 탈피하기 위해서 재일 한인 공동체는 그들이 직면한 다양한 공동체 내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방식을 통해 일상적인 접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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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발표는 김연철 선생님의 「남북 민간교류와 시민사회의 역할」이었다. 김연철 선생님은 정부의 성향에 맞추어 좌지우지되는 기존 남북관계의 흐름을 탈피하기 위해 민간교류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하였다. 여기서 민간교류는 좁은 의미에서는 시민사회 중심의 교류를 의미하지만 넓은 의미로 중앙정부를 제외한 지방자치단체, 기업, 시민단체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김연철 선생님은 민간교류의 활성화를 위해 민간교류를 제약하고 있는 교류협력법을 개정하고, 민관 협치 모델의 도입, 그리고 지방정부의 역할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097A0504마지막 발표는 홍면기 선생님의 「통일교육에서의 역사문제의 도입」이었다. 홍면기 선생님은 현재 역사학계와 사회과학계가 분단 문제에 대한 적실한 담론을 내놓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국민들은 북한과 통일문제에 대한 비판적인 역사의식을 구축할 기회를 상실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 역사를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북한과 통일문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함양할 수 있는 역사교육의 방향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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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관계 상 개별토론과 종합토론은 연달아 진행되었다. 전반적으로 발표자들과 토론자들은 남한, 북한, 그리고 코리안 디아스포라 공동체 내 이질성을 유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데 동의하였다. 그리고 현 동북아 정세에서 남한이 남북관계의 고착화를 타파하는데 있어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보았다. 한편으로 민간 및 학술교류에 대한 국가의 개입 여부를 둘러싸고 논쟁이 있었다. 이신철 선생님은 국가 개입이 심화될 경우, 국가 권력의 의향에 따라 민간 및 학술교류가 좌지우지 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민간 및 학술교류의 진전을 위해 국가지원은 필요하지만, 역사인식 통합을 위한 움직임은 전적으로 민간차원에서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박영정 선생님은 북한에 대한 일반 대중의 역사적 인식이 반공적인 지형 속에서 너무 어그러져 있기에 체제 개편을 전제로 한 적극적인 국가 개입 없이는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 역시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보았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민관 협의체가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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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술회의는 「남북한 민간 및 학술 교류의 현황과 미래지향적 전망」이라는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분단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오히려 남북교류와 코리안 디아스포라 문제가 현재 어느 상황에 놓여있으며, 이후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들을 수 있는 가치 있는 자리였다. 발표를 들으며 느낀 점은 분단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전망을 세우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본인 또한 분단 문제의 해결에 참여하는 대중의 하나가 되길 바라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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