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월 1일 업로드된 지수걸 선생님의 <교학사판 ‘한국사’ 바로보기> 원고가 10월 16일 내용의 수정, 보완을 거쳐 재업로드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최근 많은 논란과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교학사『한국사』교과서 문제와 관련하여 공주대학교 역사교육과 지수걸 선생님께서 <교학사판 ‘한국사’ 바로보기>라는 주제로 장문의 글을 투고해주셨습니다. 정말로 ‘총체적 난국’이라고밖에 평할 수 없는 문제의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서 조목조목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고 계십니다. 장문의 글이라 여기에 전문을 모두 싣지 못했습니다. 전문은 파일로 첨부하여 자료실에 올려놓았습니다. (아래의 링크 이용) 회원 링크(링크1) 비회원 링크(링크2) 교학사판 ‘한국사’ 바로보기 지수걸(공주대학교 역사교육과) 이명희 교수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집필하고 있다는 소식은 오래 전에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 그때 이명희 교수가 함께 교과서를 써 보지 않겠느냐는 말을 했던 기억도 납니다. 몇몇 분들로부터 이와 유사한 제안을 받은 바는 있으나, 저는 그때마다 뜻도 능력도 없다고 말하며 고사를 하곤 했습니다. 게다가 20년 이상 공주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로 살아왔으나 저는 한 번도 교육부나 국사편찬위원회의 부름을 받아 본 일이 없습니다. 이건 제 자랑입니다.
2011년 교육과정 논쟁이 한창일 때, 저는 전국역사교사모임 게시판에 「강남 귤, 강북 탱자」라는 제목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론’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와 똑같은 이유로 「교학사판 한국사 바로보기」라는 제목의 글을 여러 역사연구단체의 게시판에 올립니다. 현장에서 한국사를 가르치고 계신 선생님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교학사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까지도 저는 큰 걱정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교육과정과 집필기준이 있고, 또 검정과정을 통과해야 하는데 설마 소문처럼 썼겠는가, 그런 생각을 오히려 더 많이 한 편입니다. 심지어 교과서 검토를 다급하게 부탁하는 분에게, “검정을 통과했다는 8종 교과서, 무슨 큰 차이가 있겠느냐”라고 하면서, 노파심에 심지어는 남송(南宋) 시대 여조겸(呂祖謙)이라는 사람이 쓴『동래박의』의 한 대목까지 인용한 적도 있었습니다. “소인의 죄악을 심하게 책망하는 것은 소인의 죄악을 너그럽게 용서하는 것이요, 소인의 죄를 지나치게 많이 늘리는 것은 소인의 죄를 줄여 주는 것이다(甚小人之惡者 寬小人之惡者也 多小人之罪者 薄小人之罪者也).” 따라서 “소인배들을 벌하고 할 때는 ‘한 마디의 잘못(一言之誤)’, ‘한 글자의 오차(一字之差)’도 있어서는 안 된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교과서 공개 이전부터 있었던 권희영 교수의 ‘남노당 사관’ 운운하는 도발적인 발언들을 접하면서도, ‘어쩌면 이건 낚시 밥이나, 덫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 편입니다. 하지만 교학사 교과서를 다 읽어본 뒤, 제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저들을 너무 ‘과대평가’(?)했던 것 같습니다. 9월 초 교과서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여러 가지 우려와 기대(?) 가운데, 교학사 판 한국사를 「머리말」부터 찬찬히 훑어 봤습니다. 한국역사연구회, 역사문제연구소, 역사학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가 공동으로 작성한 「‘뉴라이트’ 교과서 검토(고등학교 ‘한국사’, 교학사)」, 다 들 보셨죠. 이 문건의 지적처럼 문제가 많더군요. 이 지경일 줄은 몰랐습니다. 요즘이 바야흐로 ‘입시철’인데 학과 게시판은 폐쇄되고, 인터넷에는 저희 학과와 관련한 각종 야유와 험담이 난무하는 등 요즘 학과 꼴이 말이 아닙니다. “그런 교수 밑에서 뭘 배울지 학생들이 불쌍하다”거나, “앞으로 공주대 출신들은 역사 선생 해먹기 힘들겠다.”는 둥 듣기 민망한 말들이 많더군요. 게다가 뜻있는 동문들이 이명희 교수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사태가 점차 복잡해져 가고 있는 형편입니다. 제가 요즘 저희 학과 학과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게다가 학생들에게 ‘한국 근현대사’(한국 근대사, 한국 현대사, 한국 근현대 민족운동사, 해방과 분단의 역사, 한국 근현대사의 이해)를 가르치고 있는 건 이명희 교수가 아니고 바로 저입니다. 제 심정이 오죽하겠습니까? 그저 참담할 뿐입니다. 해서 짧게나마 제 입장을 밝히고자 이 글을 쓰기 시작했으나, 본의 아니게 장문의 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현장 교사 분들이 교과서를 선정하실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