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왜곡된 ‘우수학술지’ 지원정책을 즉각 중단하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우리나라의 학문발전을 국제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명분을 표방하며 소위 ‘우수학술지’를 선정하여 집중 육성하겠다는 정책을 입안하였고, 이에 따라 한국연구재단은 2012년 8월 그 내용을 공고한 바 있다. 그리고 12월 중에는 인문학 분야 (예술, 체육 복합학 분야 포함)에서 7개 내외의 학술지를 ‘우수학술지’로 선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 역사학자들은 이러한 정책이 후진적 관치행정의 발상이며 학문연구의 기본 정신과 배치된다고 생각한다. 언필칭 소수의 ‘우수학술지’에 대해 집중적인 재정 지원을 함으로써, 그것을 중심으로 인문학 분야의 수백개에 달하는 학회와 학술지를 재편・서열화하고, 이를 통해 다수의 학술지를 정리하려는 의도가 보이기 때문이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시장원리를 적용하여 인문학 분야를 재편하려는 우수학술지 지원사업은 궁극적으로 인문학의 발전을 왜곡시킬 뿐 인문학의 진정한 발전에 어떠한 기여도 하지 않을 것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우리나라 인문학이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학자들 각 개인과 여러 학회의 학술활동이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이루어지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연구비지원을 매개로 인문학의 발전에 개입하려는 시도는 그 의도가 아무리 선의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해도 부정적이고 왜곡된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정부기관의 막대한 재원을 극소수의 학술지에만 집중시키고 절대 다수의 학술지들은 외면하겠다는 정책은 인문학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훼손할 것이다. 이에 우리 역사학자들은 우수학술지 지원사업이 정부기관의 주관적 의도와는 달리 엄청난 부작용을 동반하며 인문학의 자유로운 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으며,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 주도의 우수학술지 지원정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2012년 10월 26일 * 본 성명서는 지난 2012년 10월 26일~27일 대전KAIST에서 개최된 제55회 전국역사학대회에서 공개된 것을 다시 게재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