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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육과정의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로 되돌아가야 한다

BoardLang.text_date 2011.08.23 작성자 오수창


역사 교육과정의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로 되돌아가야 한다


오수창(중세2분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지난 8월 9일,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사회과 교육과정’을 고시하였다. 그런데 역사 교육과정안의 연구 개발을 담당한 우리 ‘역사 교육과정 개발정책 연구위원회(이하 정책위)’ 위원들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초⋅중⋅고 역사 교육과정안(한국사 부분)에서 정책위가 제시한 ‘민주주의’ 개념이, 교과부가 고시한 교육과정에서는 모두 ‘자유민주주의’로 변경되어 있었던 것이다.

한국사 관련 교육과정의 내용체계에 ‘민주주의의 발전’ 대신 ‘자유민주주의의 발전’이라는 표현이 담긴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앞으로 개발될 역사 교과서에서 학생들이 공부해야 할 한국 현대사의 핵심 개념이 크게 바뀌었음을 의미하며, 그에 따른 구체적인 교육 내용의 변경이 어디까지 이를지는 가늠하기 힘들다. 교육과정의 핵심 개념을 교과부가 임의로 변경한 것은 인정할 수 없으며, 지금까지 우리 사회와 교육현장에서 합의해 온 대로 ‘민주주의’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절차상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 정책위는 교과부와 국사편찬위원회의 수많은 지침을 준수하고 별도로 위촉된 전문 역사학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였으며, 학자와 시민이 다수 참여한 공청회를 거친 후에야 교육과정안을 제출할 수 있었다. 이와 병행하여, 교과부에서 별도로 구성한 ‘역사 교육과정 개발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로부터 방향 제시와 여러 차례 거듭된 검토도 받았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 개념과 관련해서는 공청회에서도, 추진위에서도 논의된 적이 없다. 최종 심의기구인 ‘사회과 교육과정심의회’를 통과할 때까지 교과부 스스로 구성한 기구와 개발 과정 중 어디서도 제대로 논의된 적이 없는 개념을, 고시 단계에서 일방적으로 교육과정에 올리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둘째, 교육과정의 일관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사회과에 속한 ‘법과 정치’ ‘사회⋅문화’ 등
법질서와 사회 이념, 특히 대한민국의 헌법을 정면으로 다루는 과목들의 교육과정에서는 ‘자유민주주의’의 개념을 찾아볼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가 학생들에게 꼭 가르쳐야 할 핵심적인 개념이라면 오히려 ‘법과 정치’ 등의 과목에서 그것을 다루고, 역사 과목에서는 ‘민주주의의 발전’이라는 시대적 변화를 가르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그런데도 역사 과목에서 불쑥 그 용어를 이용하여 한국 현대 사회의 발전 과정을 학생들에게 가르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으며, 교육 현장에서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

셋째, 교육과정 속의 개념을 바꾸려면 충분한 학문적⋅사회적 검증과 합의를 거쳐야 한다. ‘민주주의’는 그 자체로서 충분한 개념이며 가능하면 그에 대한 제한이나 수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현행 교육과정에서도 초⋅중⋅고교 한국사의 단원명과 성취기준에 모두 ‘자유민주주의’ 아닌 ‘민주주의’를 그 내용으로 삼고 있다. 시민 사회와 학계의 충분한 토론과 합의를 거치지 않고서는, 지금까지 헌법정신에 따라 수행되어 온 역사 교육의 핵심 개념을 변경할 수 없다. 헌법의, 우리가 신봉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법제처 공식 홈페이지의 영어 번역에 ‘the basic free and democratic order’라고 되어 있듯이 ‘자유롭고 민주적인 기본질서’를 뜻하는 것이지, 좁은 의미의 ‘자유민주주의’에 해당하는 ‘liberal-democratic’이 아니라는 설득력 있는 견해가 학계에 제시되어 있다.

우리 정책위 위원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당할 학생들에게 바람직한 역사 교육을 시행하는 데 미력이나마 보탠다는 일념으로 교과부가 구성한 논의구조 속에서 수많은 지침을 충실히 지켰고, 역시 교과부가 설정한 겹겹의 검증 과정을 모두 통과한 끝에 교육과정안을 제출하였다. 그런데도 그 핵심 개념이 교과부에 의해 하루아침에 일방적으로 변경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참담한 심경을 금할 길 없다. 우리 정책위 위원들은 교육과정안 작성의 절차적 합리성, 학생들에게 바른 역사를 가르칠 수 있는 교육과정의 일관성, 헌법정신을 구현하는 개념으로 인정받아온 정당성을 모두 갖추고 있는 ‘민주주의’를 역사 교육과정에 되살릴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11년 8월 16일


‘역사 교육과정 개발 정책 연구위원회’의
24명 위원 중 뜻을 함께하는 21명의 위원들을 대표하여
위원장,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교수 오수창

첨부자료 1 : 교육과정 성명서 전문
첨부자료 2: 토론자료
- 첨부자료는 웹진 공지사항에 올려두었습니다.

8월 23일

한겨레신문


왜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꿨나


“시장자유 강조 위해 헌법정신 왜곡”


뉴라이트 성향 ‘한국현대사학회’ “자유민주주의로” 수차례 의견서


[사설] 민주주의를 반공과 시장의 틀에 가두지 말라


조선일보

"現 한국사 교과서 안보의식에 악영향" 국방부, 교과부에 집필기준 개정 요청… "主敵북한에 대한 인식 혼란 야기"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8/23/2011082300172.html
* 참고용. 역사 교육과정에 대한 언급은 없음. 교과서 문제가 부각된 상황에서 나타난 기사로 보임.

8월 22일

조선일보

[시론] 왜 자유민주주의를 거부하는가 (이명희 공주사대 역사교육과 교수) (2011.08.21 22:45)



8월 20일


경향신문

[책과 삶] "한국 민주주의는 후퇴 중" (2011.08.19 오후 9:27)

* 임혁백 교수 책 소개 중 역사 교육과정 수정에 대한 코멘트 포함

8월 19일 후속 기사들 (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 개념 중심)

동아일보

[사설]‘자유민주주의’ 아니라면 어떤 민주주의인가


“민주주의보다 자유민주주의가 대한민국 체제 표현에 더 적합”


 

8월 19일 후속 기사들 (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 개념 중심)

동아일보

[사설]‘자유민주주의’ 아니라면 어떤 민주주의인가


“민주주의보다 자유민주주의가 대한민국 체제 표현에 더 적합”


경향신문

[여적]홍길동의 민주주의


8월 18일 후속 기사들 (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 개념 중심)

경향신문

뜨거운 ‘자유민주주의’ 논쟁… 역사교육과정 개정안 후폭풍


조선일보


한국 좌파, 자유민주주의(정치체제)와 신자유주의(경제정책) 혼동


한겨레신문

“기업중심 한국, 자유민주주의 개념에 착각”


뉴데일리

[류근일 칼럼] 역사를 속이려느냐? 알고나 말하라: 기절초풍! 자유민주주의가 냉전 유물?


'
생선가게 고양이들' 반발...경향신문-한겨례 응원 ; “교과서에 '자유민주' 쓰지마!”..미친 역사학계 ; "냉전시대 반공 냄새" 어이없는 주장...'인민민주주의' '공산주의' 하자고?"

8월 17일


역사 교육과정 개발 정책연구위원회의 교육과정 고시의 수정 요구 성명에 대한 기사들

한국일보

연구 담당한 학자들 "논의된 적도 없는 용어" 반발: 역사 교육과정 '민주주의→자유민주주의' 수정 논란


한겨레신문

“한국사, 자유민주주의 아닌 민주주의가 맞다”



경향신문

"민주주의 자체로 충분한 개념 ... 수식 불필요"


“교과서 ‘자유민주주의’ 표현, 헌법 정신에 맞게 고치자는 뜻”

* 이 기사는 현대사학회 "자유민주주의" 옹호 입장을 보도한 것입니다.

연합뉴스

"자유민주주의 대신 민주주의 개념 써야"


문화일보
역사교과서 '대한민국 = 자유민주주의' 표기 당연하다



8월 16일

경향신문

[사설]민주주의를 왜 자유민주주의로 바꾸려 하나


8월 15일

경향신문

‘민주주의’ → ‘자유민주주의’… 역사교육과정 변칙 수정

* 역사 교육과정 문단 수정 최초 보도